저는 2023년 9월 15일 선택 제왕절개로 여아를 출산했어요.
다행히 아이는 3.2kg로 아주 건강하게 태어났고, 제왕절개를 했기때문에 출산 병원에서 4박 5일을 보낸 후 퇴원해서 조리원에서 15박 16일을 지내고 현재는 집으로 돌아와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답니다.
그렇지만 지난 한달간 저희 아이의 피부가 말이 아니었어요...
신생아 태열인가? 여드름인가? 정말 잠이 부족한 와중에도 너무 걱정이 돼서 잠도 못자고 검색을 얼마나 했는지 몰라요. 그러다보니 정보의 홍수 속에서 멘탈은 터져나가고 아이 피부는 점점 안좋아지고... 얼마나 전전 긍긍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오늘은 저희 아이 태열 극복기(ing...)를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1. 태열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하정훈 선생님의 '삐뽀삐보119' , 우리동네 어린이병원의 신생아 태열 관련 유툽 영상을 통해서 태열이 무엇인지 참고했습니다.
태열은 우선 의학적인 병명이 아니라고 해요. 과거 의학이 발달하기 전에 신생아나 어린아이에게 발생하는 피부 질환을 분류하지 못하여 통칭 '태열'로 불렀던 것들을 아직도 '태열'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인데요.
따라서 태열은 신생아 여드름, 지루성 여드름, 미립종, 아토피, 접촉성 피부염, 습진, 발진 등을 통틀어서 포함한 개념으로도 볼 수 있지만, 신생아 여드름이나 아토피, 지루성 여드름이 태열인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래서 태열 치료는 아이마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매우 중요 포인트!!!!!!!!!!!!!!!!!!!!!)
우리 아이가 태열일 경우 신생아 여드름일 수도 있고, 지루성 피부염일 수도있고, 아토피 피부염일 수도 있지만
전문가가 아닌 이상 구분하기는 쉽지 않고, 구분이 되어야 치료법도 나오기 때문이에요!!!!
2. 신생아 여드름 & 신생아 지루성 피부염 진행 과정
저희 아이는 태어난 지 10일째 되던 날 부터 눈 주변으로 조금씩 좁쌀여드름이 올라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조리원 신생아실에 여쭤보니 신생아들은 그럴 수 있다고, 조금 지켜보자고 하셔서 일단 지켜만 봤었는데요...
14일 차가 되니 눈 주변의 좁쌀여드름은 사라지면서 조금씩 각질이 벗겨지는 것 같았어요.
조리원 신생아실에 여쭤보니 좋다 안 좋다 반복할 수 있고, 태지가 벗겨지면서 더 그렇다고 말씀해 주셔서
이때까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아이 얼굴에 로션을 바르면 더 안 좋을 수 도있다고 하셨고,
신생아 얼굴에는 따로 로션을 바르거나 하지 않는 게 더 좋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았거든요.
그런데 15일 차부터 하루가 다르게 점점 상태가 안 좋아져서 조리원에서 퇴소할 쯤엔 제가 보기에 심각하다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제가 있었던 조리원에서는 주 2회 소아과 회진이 있었는데요. 회진 오신 소아과 선생님께서는 신생아 여드름이니 보습에 신경 써 주라고 알려주셨습니다. 그래서 집에 미리 사둔 신생아 로션을 남편에게 조리원으로 가지고 오라고 했고, 조리원에서부터 로션만 얼굴에 조금씩 발라주기 시작했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조금 시원하게 있어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신생아실에 말씀을 드렸지만,
저희 아이만 있는 게 아니다 보니까 신생아실 온도는 24도~25도 정도였고, 배냇저고리와 속싸개를 꽁꽁 싸매고 있을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저는 모자동실 할 때만큼은 시원하게 해주고 싶어서 속싸개를 벗기고 있었지만 체온조절에 익숙하지 않은 건지, 그리고 또 모자동실 할 때 기저귀를 가는 경우가 빈번했는데 딸꾹질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래서 빨리 퇴소해서 집에 가면 조금 시원하게 해 줘야겠다 이렇게 생각만 하고 퇴소를 했습니다.
생후 20일 차에 드디어 집에 돌아왔는데요. 이날 처음 만난 산후도우미 관리사분께서 아이가 얼굴에 태열이 좀 올라온 것 같다며 세럼을 발라보면 좀 도움이 될 거라고 하셔서, 사실 저도 미리 주변에서 추천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살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로션만 바르고 있었는데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에 그날로 급하게 세럼도 주문을 했답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신생아 여드름이라고 생각해서 그냥 보습에만 신경 써주고 있었어요.
그래도 아기피부가 연약한 데 뭘 자꾸 발라주면 더 안 좋아지는 게 아닐까 걱정되는 마음에 보습을 너무 자주 해주는 것도 걱정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수유 직후 부드러운 거즈손수건에 따뜻한 물을 묻혀서 입 주변만 물세안을 해준 뒤 세럼을 발라주었고,
(저는 매일 저녁 아이 목욕을 시켜주고 있는데)목욕 직후에는 얼굴에 세럼을 발라준 후 로션을 발라주었습니다.
또 환경적으로는 집안 온도를 22~23도, 습도는 50% 내외로 맞추려고 노력했어요.
낮에는 조리원에서 썼던 짱짱한 면소재 대신에 시원한 밤부베베의 천기저귀로 속싸개를 바꿔줬고, 속싸개를 안하는 날은 메쉬소재의 스와들업을 입혔어요. 밤에는 아이가 아무래도 속싸개를 풀어놓으면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기 때문에 스와들업+머미 쿨쿨 조합으로 재우거나, 특히나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날에는 다시 짱짱한 속싸개로 아이를 감싸고 그 위에 머미 쿨쿨로 덮어줬어요.
그렇지만 시간이 갈수록 아이 얼굴이 더 안 좋아졌어요.
그리고 아이도 가려운지 손이 자꾸 얼굴에 가는 게 눈에 띄게 보였고, 정말 너무 안쓰러웠습니다...
그래서인지 세럼이나 로션을 발라도 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자꾸 들더라고요 ㅠㅠ...
주변에서 태열을 겪었던 친구들에게 조언도 구해보고, 인터넷 검색도 정말 많이 해봤는데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니까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사람들도 있었고, 보습을 잘해주라는 사람도 있었고 정말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저의 멘털은 점점 무너져 갔습니다.
출산한 지 얼마 안 돼서 호르몬이 날뛰는 와중에 신생아를 키우다 보니 잠도 정말 부족한 상태였어서...(물론 현재도 그렇습니다만)
정말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지켜주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생후 26일째 되는 날 오전에 산후도우미 이모님과 함께 병원에 가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3. 치료방법
병원에 갔더니 하시는 말씀이 신생아 지루성 여드름이라고 하시면서, 보습을 절대 하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두둥!!!!!!!!!!!!!!!!!!)
그래서 제가 조리원에 있을 때 의사 선생님께서는 신생아 여드름이라고 보습만 잘해주면 나아진다고 하시던데요..?라고 여쭤보니 신생아 여드름도 물론 있지만, 지루성 여드름처럼 딱지가 보인다. 이럴 때는 보습을 하지 말고, 물세안이 아니라 세안제를 써서 꼼꼼하게 클렌징을 하고 나서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리고 아직은 정도가 그렇게 심하지 않은 것 같으니 나중에 필요하면 항생제 연고를 처방해 줄 수 있지만 일단은 아이가 어리니 지켜보자고 하셔서 진료를 받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진료를 받고 난 뒤에도 저는 뭔가 명쾌해지지는 않더라고요...
그도 그럴 것이 신생아 지루성 여드름 치료에 대해서 여기저기 검색을 해보니까 어떤 분들은 보습을 잘해줘야 낫는다고 적어두신 거예요....뭐가 정답인지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염치 불고하고 건너 건너 피부과 의사인 지인 분과, 소아과 의사인 지인분이 있어서 그 둘에게 현재 아이 피부 사진을 보내주며 각자 다른 진단을 내어주신 의사 선생님들의 진단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헷갈린다며 그들에게도 또 소견을 물었습니다....!
그러니 피부과 의사인 지인분은 보습을 굳이 안 할 필요는 없다. 해도 된다 라는 답이 왔고
소아과 의사인 지인분은 병변 주변을 피해서 보습하고, 병변이 심한 부분은 보습을 안 하는 게 좋다는 답이 왔습니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그래도 너무 심하지 않다면 그냥 두면 좋아지니 너무 상심 말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엄마로서 제가 결정을 내리면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법은 아래와 갔습니다.
1. 세안제를 써서 아이 얼굴 씻기기
2. 딱지가 보이는 부분을 피해서 보습해 주기
3. 딱지가 보이는 부분도 너무 심하지 않다면 로션이 아닌 세럼은 발라주기
4. 온습도 계속해서 신경 쓰기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엄마인 내가 흔들리지 말고 아이 피부는 괜찮아질 거라고 믿고 마음을 편안하게 내려놓기입니다.
그렇게 그날 저녁부터 제가 마음먹은 대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그리고 현재 아이 피부는 아래와 같습니다.
전과 비교해서 아주 많이 좋아졌어요!
그래도 사진으로는 안 보이지만 여전히 코와 이마 쪽이 오돌토돌하고, 볼에도 여드름이 한두 개씩 올라오고 있답니다.
4. 결론
결론적으로 병원에 가서 아이 피부 상태를 확인하시는 게 가장 먼저인 것 같습니다.
저희 아이는 지루성 피부염이 있었기 때문에 물세안이 아니라 세안제를 써서 얼굴에 피지를 조절해 준 게 효과가 있었던 것 같고,
지루성 피부염이 아닌 부위는 신생아 여드름이라 보습에 신경을 써 주었더니 좋아졌던 것 같아요!
그리고 태열이 열과 관련이 없다고는 하지만, 아이가 조금 덥게 하고 잔 날이나 솜 베개 위에서 낮잠을 자고 일어나면 금방 볼에 빨갛게 여드름이 올라온 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신생아 피부는 '열'이랑 꽤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들어요...!
(의학적 소견이 아니라 정말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저희 아이는 오늘기준(2023.10.19.) 35일 차이고, 방금도 자고 일어났더니 볼 옆에 빨갛게 좁쌀여드름 한두 개가 올라와있네요.
그래도 전보다 아이 얼굴이 많이 좋아졌고, 그래서인지 제 마음에도 좀 여유가 생겼어요...!
정말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진다는 선배님들의 말씀이 사실 정답인 것 같아요.
혹시 저희 아이처럼 태열을 겪고 있는 아이를 키우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마음에 이렇게 포스팅을 해봅니다!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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